상처로부터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 | 레이커즈
창문을 여는 아침, 나는 늘 잠깐 멈춰 선다.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늘, 비슷한 공기,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어제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 자란다. 요즘 세상은 유난히 빠르다.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가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. 누군가의 말 한 마디, 행동 하나, 아니면 인터넷에서 본 단어 몇 개만으로 우리는 너무도 쉽게 누군가를 정의하고, 이름을 붙인다. ‘나르시시스트’ 이 단어가 세상을 떠돈다. 누군가가 조금만 자기 이야기를 오래 한다 싶으면, 조금만 자기 감정에 충실하다 싶으면, 곧바로 그 이름이 따라붙는다. 유행은 무섭다. 어제까지는 그냥 ‘조금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’이었는데, 오늘부터는 ‘나르시시스트’가 되어버린다. 나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어딘가 불편해진다. 누군가를 단정하는 일은, 생각보다 쉽다. 몇 번의 실망, 몇 마디 대화, 그리고 인터넷에서 본 글 한 줄이면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, 인생을, 너무도 손쉽게 재단한다.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, 어떤 시간을